대전시립미술관 대전전시회 상실, 나에게 일어난 모든 일
대전시립미술관
대전 서구 둔산대로 155 둔산대공원
이용료 어른 500원 어린이/청소년/군인 300원
아침에 한밭수목원 가서 운동을 하고 바로 땡 하자마자 오픈시간 맞춰서 대전에서 처음 오는 전시회라 설레는 마음으로 들어왔다. 현금이랑 카드로 계산할 수 있어서 500원 300원 결제해도 따뜻하게(?) 안내해주신다.
강철규·고정원·김두진·박이소·백요섭·서민정·신미경·안규철·양정욱·정연두·정영주·조동환·조해준·Kris Verdonck 많은 작가님들의 전시회기 때문에 각각의 디자인이랑 추구하는 메세지를 볼 수 있었다.
평소 배경이나 효과로만 기능했던 벽과 조명이 당당히 주인공으로 자리한다. '밝은 미래'라는 제목은 주인공이 아닌 주변인에게 건네는 위로처럼 보이기도 하고 밝아도 꽉 막힌 벽처럼 답이 없는 인생이라는 것을 자조적으로 말하는 것 같기도 하다. 이 전시에서는 말 그대로 당신의 밝은 미래로 상정하여 응원하고자 한다.
위 그림들은 미군에 대한 그림들이라 뭘까 했는데 조동환 조해준 작가님 두 분이서 페어로 참여한 작품들이었다. 두 분은 부자 사이로 2002년부터 작업을 하고 있었고 다큐멘터리 드로잉 작업에 속한다. 격변하는 한국 근현대사라는 특수한 조건 속에서 한 개인의 삶과 교집합을 보여준다.
전시에서 가장 느낌이 좋았던 작품들 탁 막힌 공간에 스크린 하나가 있는데, 계속해서 한 사람이 두 장면으로 얼굴과 포즈만 다르게 변화한다. 2001년부터 세계 14개국을 돌아다니시면서 개개인에게 꿈에 대해 물어보고 그 꿈을 사진으로 실현시키는 내사랑 지니 프로젝트를 연작으로 지속하고 있다. 인물들의 현재 일상을 촬영하고 꿈이 이루어진 후의 모습을 재현해서 함께 전시한다. 나의 미래는 어떨까?
Part.2 외면일기 (Journal Extime)
외면일기는 미셀 투르니에가 시간에 따라 변하는 공간들이나 주변 이웃들의 소소한 일상 등을 외면적으로 관찰한 책 제목으로 따왔다. 우리가 점유하는 시공간에 대한 기억과 소멸을 양정욱, 고정원, 정영주, 백요섭의 작업을 통해 살펴본다.
정영주 작가님은 달동네의 비좁은 골목길이나 녹슨 대문, 슬레이트 지붕, 가로등 등 스러져가는 풍경을 기록한다. 늘 보는 야경이지만 뭔지 모르게 작은 불빛이 조용한 동네를 밝히는 밤의 풍경은 서정성이 가미된 느낌이다. 캔버스 위에 스케치를 하며 종이를 구겼다 폈다 형태에 맞게 잘라서 붙이고 형상을 나이프로 조형한 후 채색하는 기법으로 작품을 완성했다. 색다른 기법을 통해 도시 풍경을 재구성한 매력이 있다.
백요섭 작가님은 기억과 시간에 대한 관심을 주제로 작업하시는 분인데 재개발되는 용문동 1,2,3 구역의 현장에 남은 자취들을 수집했다. 상실된 장소는 소멸된 장소를 은박지 위에 프로타주의 기호로 소화하고 물감을 칠하고 긁고 다시 덮어 흔적을 표현하려는 <흔적으로 남은 시간들에 대한 실험2021>을 진행했다.
"여보, 이야기 들었어요?"
내가 출근하는 나를 바라보며 운을 땠고, 난 대답 없이 아내를 바라보았다.
"선화동이 재개발 들어간다고 하던데요?"
"선화동?"
"네. 이미 몇몇 건물이 철거되고 있데요"
"음......"
난 아내의 이야기를 별로 대수롭지 않게 넘겨 들었다. 총각 때 잠깐 살았던 동네에 큰 의미가 없었기 때문이다.
고정원 작가님은 2013년부터 간판교제 프로젝트를 진행하셨는데 낡고 오래된 간판을 소유한 영업장에 찾아가서 새 단판을 갈아주고 헌 간판을 가져오는 프로젝트다. 이를 통해 얻어진 헌 간판, 사운드, 문서 등을 기록하여 작업으로 남겨둔다. 희망슈퍼(2019)는 짧은 소설을 아래에 배치해서 작가가 말하는 바의 의미를 더해준다.
대전시립미술관은 정말 좋은 전시회를 자주 하는 것 같다. 처음을 참 좋은 전시로 시작해서 오늘은 일단 첫 게시글을 써본다. 섹션이 많아서 나눠서 올려야지 🙃🙃🙃
대전시립미술관 대전전시회 상실, 나에게 일어난 모든 일